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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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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필웹툰 : 꾸야 초이 – 3화

세부퍼시픽 항공편이 구름 위를 가르며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을 향해 날아간다.
창가에 앉은 최과장은 두 손을 모은 채 긴장된 얼굴로 앉아 있다.
“4시간이면 금방 가겠지…” 중얼거리지만, 주변은 시끄럽고 뭔가 어색하다.
옆자리에서 장난치는 아이들, 뒤에서 끊이지 않는 한국어 대화, 피곤이 밀려온다.
밝은 미소의 필리핀 승무원이 다가와 “Anything to drink, sir?”라고 묻는다.
최과장은 당황하며 "커... 커피 플리즈..."라고 말한다.
승무원은 “Here you go, sir!”라며 커피를 건네고, 최과장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 예쁜 여자가 나한테 커피를 건네다니...’
밤하늘 아래 도시 불빛이 펼쳐지고, 기장은 착륙 안내 방송을 시작한다.
도착장 입구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최과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입국심사 줄에 선다.
멀리서 여권을 검사하는 이민국 직원들 중, 눈에 띄는 여성 심사관이 있다.
어쩌다보니 그 직원에게 당첨(?)된 최과장은 땀을 흘리며 여권을 건넨다.
"Passport, please."라는 말에 쭈뼛쭈뼛 여권을 내민다.
"Purpose of your visit?"라는 질문에 “관광이요...”라고 소심하게 답한다.
"How long will you be staying?"라는 말엔 손가락으로 날짜를 세며 대답을 버벅인다.
입국을 무사히 마친 뒤, 그는 공항 외부로 걸어 나온다.
마닐라 공항 바깥, 얼굴을 덮치는 습기와 어딘가 정체불명의 냄새.
‘아… 진짜 필리핀에 온 게 맞긴 맞구나’
다시 공항 쪽으로 발길을 돌리던 중, 낯익은 유니폼의 승무원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Hi sir! Enjoy your trip~!” 하고 밝게 인사하는 스튜어디스들.
“Take care, handsome guy~!”라는 농담 섞인 인사에, 최과장은 머쓱하게 웃는다.
“Teehee~” 웃으며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최과장.
‘...내가 필리핀에선 좀 잘생겨 보이나?’라는 생각이 잠깐 스친다.
‘연락처라도 물어볼 걸 그랬나...?’라는 아쉬움을 품고 길을 나선다.
앞에 서 있던 택시기사가 “Okada? 700 pesos, sir.”라며 문을 열어준다.
생각보다 훨씬 비싼 요금에 최과장은 스마트폰을 꺼낸다.
“700페소면 거의 17,000원이잖아… 필스토리엔 250페소면 간다던데...”
인드라이브 앱을 켜보니 예상 요금은 152페소.
‘아... 이거 완전 관광객 바가지네. 동남아에선 진짜 조심해야겠어.’
도로 위엔 빵빵거리는 클락션과 함께 차량들이 꼼짝도 하지 않는다.
‘특히 필리핀 여행 전에는 정보 없이 오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