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2025년 7월 11일 금요일
29.8 C
Manila
spot_imgspot_img

이번달 Top 5

spot_img

연관 컨텐츠

라이언 방, 필리핀에 스며든 한국인

라이언 방이 초록색 수트를 입고 정면을 바라보며 단정하게 포즈를 취한 프로필 사진. 깔끔한 헤어스타일과 차분한 표정이 인상적인 스튜디오 촬영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MC도, 배우도 아닌 ‘라이언방’이라는 장르

한국에서는 생소한 이름일지 모르지만, 필리핀에서 그를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라이언방(Ryan Bang), 본명 방현성.

그는 단순한 외국인 방송인을 넘어, 현지 대중문화의 심장부에서 맥을 짚는 인물입니다.

하루 평균 30도가 넘는 필리핀의 열기 속에서도 유쾌한 미소로 생방송을 주도하고, 쇼가 끝나면 팬들과 기꺼이 사진을 찍고 포옹을 나누는 이 청년, 그는 어떻게 그곳의 ‘국민 MC’가 되었을까요?

라이언 방이 흰색 수트를 입고 활짝 웃으며 웨딩 포토월 앞에 선 모습. 배경에는 푸른 식물과 다채로운 꽃장식이 어우러져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출처 – 라이언방 인스타그램

유학생에서 국민 스타로: 낯섦을 기회로 만든 끈기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의 이혼을 계기로 15세에 홀로 필리핀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땅.

하지만 그는 고등학교 전교회장이 될 만큼 현지에 빠르게 적응했고, 우연히 학교 행사에서 보여준 재치 있는 연설이 한 방송 작가의 눈에 띄며 인생의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2010년, 필리핀 국민 리얼리티 프로그램 ‘피노이 빅 브라더: 틴 클래시 2010’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타갈로그어 한 마디 못하는 상태에서 ‘한국인 참가자’로 주목을 받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호기심은 곧 애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신발 한 켤레로 아버지를 감동시킨 ‘아버지의 날’ 에피소드는 전국적인 화제를 낳았고, 결국 그는 한국인 최초로 해당 프로그램 준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데뷔 초, 그는 생방송에서 NG를 40번 넘게 낼 정도로 언어의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수첩을 들고 다니며 MC들의 멘트를 통째로 외우고, 틀리면 다시 묻고, 반복하며 배워나갔습니다.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지만, 그 모든 과정을 시청자들은 함께 지켜봤고, 공감했고, 응원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필리핀의 국민 예능 ‘It’s Showtime’의 고정 MC로 발탁되어 무려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

그것도 단 한 명뿐인 외국인으로서 말이죠.

단순히 말재주나 유머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복싱 챔피언 파퀴아오, 라이언 방, 유재석이 예능 프로그램 무대 위 링 안에서 함께 웃고 있는 모습. 무한도전 촬영 중 활기찬 분위기와 조명이 어우러진 장면
출처 – mbc 무한도전 캡쳐

무대 위와 일상 속, 모두를 사로잡은 진심

라이언 방은 단순한 방송인을 넘어선 존재입니다.

그는 코미디,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멀티 엔터테이너입니다.

직접 만든 한국어 뮤직비디오 ‘Shopping’은 현지 유튜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방송에서는 김치와 떡볶이, 한복 등을 직접 소개하며 한류 문화의 살아있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라이언방 은 단순한 ‘외국인 게스트’가 아닌, ‘필리핀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인’입니다.

2013년, 방송 수익에 대한 납세 문제로 현지 국세청에 고발되며 탈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그는 고등학생이었고, 법적 의무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다는 해명과 함께 빠르게 세금을 납부하고 사과했습니다.

이 사건은 오히려 그가 얼마나 이른 시기에 방송계에 뛰어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회자됐고, 이후 그는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습니다.

지금의 라이언 방은 필리핀에서 세대를 초월한 인기인입니다.

중장년층에게는 아들의 효심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로, 젊은 세대에게는 유쾌한 형 같은 존재로, 아이들에게는 장난기 많은 삼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극장’과 같은 한국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그의 가족애는 필리핀에서도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그에게 ‘국민 아들’이라는 별명을 선사했습니다.

2024년에는 오랜 연인이던 파울라 후용(Paula Huyong)과의 약혼 소식을 전하며 또 한 번 팬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필리핀 현지 방송의 중심에 서 있으며, SNS를 통해 한국 팬들과도 꾸준히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르가 된 이름, 그리고 그 여정을 응원하며

라이언 방은 단지 외국에서 연예인으로 성공한 이방인이 아닙니다.

그는 언어와 문화, 편견의 벽을 넘어 진심과 꾸준함으로 현지인의 마음을 얻은 ‘진짜’입니다.

유재석도 강호동도 아닌, 라이언 방.

그는 비교가 아닌 존재 그 자체로, 지금 이 순간도 필리핀 대중의 일상 속을 웃음으로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필스토리는, 그 치열한 무대 위에서 오늘도 한 걸음씩 성장해나가는 이 청년의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